
- 기존 설문조사에서는 드러나지 않던 구직 조건들 간의 관계를 랩 실험을 통해서 검증
- 청년 일자리 해법을 임금 기준으로만 찾는 정부정책도 보완 필요
코로나 이후 고용절벽 상황에서도 청년 구직자들은 임금 못지않게 '통제권'을 주는 직장을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청년들의 일자리 선호 경향에 작용하는 여러 조건을 복합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랩 실험’ 결과 도출된 것이어서 시사적이다.
민간 싱크탱크 LAB2050(랩이공오공)은 22일 발간한 ‘구직자에게 월급보다 중요한 조건이 있을까?: 랩 실험을 통한 청년 세대 일자리 지향 탐색 연구’ 보고서에서 이런 결과를 제시했다. 본 연구는 2020 청년재단 ‘청년연구’ 중 자율연구 공모사업으로 수행했으며, 2020년 8월 중에 총 62명의 서울•경기 지역의 만 24~29세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랩 실험을 진행했다. 랩 실험은 실험 대상자들이 조작•통제된 조건 아래서 벌이는 행동을 통해 결론을 찾는 연구 방법으로, 대상자의 주관적 설문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기존의 청년 구직 동기 연구와 달리, 조건들 간의 관계와 작동 방식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 결과, ‘임금’을 제외한 조건을 먼저 검토할 기회를 준 상황에서는 임금보다 다른 조건이 더 중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때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유연한 근로시간과 업무상 재량권과 같은 ‘통제권’이 꼽혔다. 그 외에도 주관적 만족도와 발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랩 실험은 LAB2050이 자체 개발한 웹 기반 실험프로그램을 통해, 제시된 구인광고에 대해 실험에 참여한 청년 구직자들이 보이는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는 임금 정보를 먼저 검토할 기회를 주었을 때(조작 집단)와 모든 정보를 동시에 주었을 때(통제 집단) 구인광고에 대한 구직자의 반응행동 차이를 두 집단의 비교를 통해 밝혀냈다. 이후 심층 인터뷰를 통해 구직자의 이 반응행동 차이의 의미를 확인했다.
코로나 이후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맞닥뜨리고 있다. 여기에 대해 정부는 당장 흡족하지 않더라도 어디든 입사해 경험을 쌓으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임금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에 입사해 일정 기간 이상 근속하면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일채움공제도' 같은 정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임금 지원 정책은 한계가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황세원 LAB2050 연구위원(일in연구소 대표)은 연구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기업은 일하는 사람이 좀 더 많은 통제권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와 일하는 방식을 개편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은 구직자들에게 임금 이외의 다양한 근로조건들, 특히 통제권과 관련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청년 세대가 조급해하지 않고 숙고해서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황세원 연구위원은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청년들에게 원치 않는 일자리라도 일단 진입하라고 유도하는 정책은, 청년 당사자들에게는 물론이고 경제 전반에도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뒤집어 생각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하는 사람의 통제권과 발전 가능성을 높이는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원재 LAB2050 대표는 "코로나 세대가 된 청년층이 맞은 위기는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 전체의 위기가 될 것"이라면서 "자유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청년 세대 특성에 맞도록 정책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끝.
* 랩 실험이란?
랩 실험이란, 연구자가 조작 조건과 통제 조건을 실험실 안에 만들고 실험 참가자들을 그 조건들 속으로 무작위 배정해서 진행하는 방법이다. 설문조사, 참여관찰 등과는 달리 연구자가 실험 상황에 높은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실험 결과가 조작 조건에 의한 것임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표> 랩 실험시 구직광고 서술문 중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한 요건(상위 10개)

※ 보도자료 원문은 첨부파일로 다운로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hwp/pdf)
- 기존 설문조사에서는 드러나지 않던 구직 조건들 간의 관계를 랩 실험을 통해서 검증
- 청년 일자리 해법을 임금 기준으로만 찾는 정부정책도 보완 필요
코로나 이후 고용절벽 상황에서도 청년 구직자들은 임금 못지않게 '통제권'을 주는 직장을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는 청년들의 일자리 선호 경향에 작용하는 여러 조건을 복합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랩 실험’ 결과 도출된 것이어서 시사적이다.
민간 싱크탱크 LAB2050(랩이공오공)은 22일 발간한 ‘구직자에게 월급보다 중요한 조건이 있을까?: 랩 실험을 통한 청년 세대 일자리 지향 탐색 연구’ 보고서에서 이런 결과를 제시했다. 본 연구는 2020 청년재단 ‘청년연구’ 중 자율연구 공모사업으로 수행했으며, 2020년 8월 중에 총 62명의 서울•경기 지역의 만 24~29세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랩 실험을 진행했다. 랩 실험은 실험 대상자들이 조작•통제된 조건 아래서 벌이는 행동을 통해 결론을 찾는 연구 방법으로, 대상자의 주관적 설문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기존의 청년 구직 동기 연구와 달리, 조건들 간의 관계와 작동 방식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 결과, ‘임금’을 제외한 조건을 먼저 검토할 기회를 준 상황에서는 임금보다 다른 조건이 더 중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때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유연한 근로시간과 업무상 재량권과 같은 ‘통제권’이 꼽혔다. 그 외에도 주관적 만족도와 발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랩 실험은 LAB2050이 자체 개발한 웹 기반 실험프로그램을 통해, 제시된 구인광고에 대해 실험에 참여한 청년 구직자들이 보이는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는 임금 정보를 먼저 검토할 기회를 주었을 때(조작 집단)와 모든 정보를 동시에 주었을 때(통제 집단) 구인광고에 대한 구직자의 반응행동 차이를 두 집단의 비교를 통해 밝혀냈다. 이후 심층 인터뷰를 통해 구직자의 이 반응행동 차이의 의미를 확인했다.
코로나 이후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맞닥뜨리고 있다. 여기에 대해 정부는 당장 흡족하지 않더라도 어디든 입사해 경험을 쌓으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임금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에 입사해 일정 기간 이상 근속하면 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일채움공제도' 같은 정책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임금 지원 정책은 한계가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황세원 LAB2050 연구위원(일in연구소 대표)은 연구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기업은 일하는 사람이 좀 더 많은 통제권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와 일하는 방식을 개편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은 구직자들에게 임금 이외의 다양한 근로조건들, 특히 통제권과 관련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청년 세대가 조급해하지 않고 숙고해서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황세원 연구위원은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청년들에게 원치 않는 일자리라도 일단 진입하라고 유도하는 정책은, 청년 당사자들에게는 물론이고 경제 전반에도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뒤집어 생각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하는 사람의 통제권과 발전 가능성을 높이는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원재 LAB2050 대표는 "코로나 세대가 된 청년층이 맞은 위기는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 전체의 위기가 될 것"이라면서 "자유와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청년 세대 특성에 맞도록 정책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끝.
* 랩 실험이란?
랩 실험이란, 연구자가 조작 조건과 통제 조건을 실험실 안에 만들고 실험 참가자들을 그 조건들 속으로 무작위 배정해서 진행하는 방법이다. 설문조사, 참여관찰 등과는 달리 연구자가 실험 상황에 높은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실험 결과가 조작 조건에 의한 것임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표> 랩 실험시 구직광고 서술문 중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한 요건(상위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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