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GDP, ‘북극성’ 될 수 없어”… 참성장·행복 가치 담은 새 국가지표 도입 청원 (2022-02-16 배포)

2022-09-05

“낡은 GDP, ‘북극성’ 될 수 없어”… 참성장·행복 가치 담은 새 국가지표 도입 청원

- 민간연구소 LAB2050 청원에 이헌재, 정재승 등 전문가‧기업인‧활동가 622명 참여
- 참성장‧행복 지표 공론화 국회토론회…김영배, 장혜영, 조정훈 의원 등 공동 주최
- “2010년 이후 참성장지표 기준 성장, GDP 상회…삶의 질, 지속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방향은 환경, 삶의 질, 디지털의 가치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국가가 GDP를 벗어나 새로운 발전지표를 만들고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등 이런 주장을 지지하는 전문가·기업인·활동가들은 정부에 GDP의 한계를 보완하는 통계를 만들고 활용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청원을 공동으로 정부에 제출했다.

민간독립연구소 LAB2050(이사장 정건화)은 16일 국민총행복전환포럼(이사장 박진도),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 등과 공동으로 국회에서 <GDP는 낡았다: 지속가능성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참성장·행복 지표 도입 방안>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GDP를 넘어서는 새로운 발전지표를 개발하고 정책 수립에 활용해야 하며, 이를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은행과 통계청 소속 전문가, 안승남 경기도 구리시장 등 토론자들도 지표 도입 필요성과 공론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LAB2050은 토론회에서 소개한 지난 1년여간의 연구 성과를 집약한 연구보고서를 17일 일반에 공개한다.

한편 같은 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이원재 LAB2050 대표 등 정책 전문가·연구자·활동가·기업인 622명은 'GDP를 넘어서는 새로운 발전지표 요청' 제하의 청원서(전문 아래 첨부)를 통계청장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GDP 중심의 양적 성장 모델은 이제 한계에 부딪쳤다"며 "기업과 투자자들에게도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성과가 강조되는 시대인 만큼 국가 전체의 성과를 살펴보는 데에도 환경과 사회 등 가치를 포함하는 잣대 도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통계법 제21조의2와 동법 시행령 33조에 따라 정부는 30일 이내에 이 청원의 수용 여부 등에 대한 답변의 의무를 진다.

서명에 참여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양적 성장을 측정하는 GDP만으로는 환경이나 공동체의식 등 새롭게 떠오르는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미래 가치를 담은 새로운 발전지표를 만들어 경제 구조를 전환하는 잣대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한국은 같은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들 중에서 국민행복지수가 가장 낮고 자살률은 가장 높은데, GDP라는 숫자에 매몰된 사고가 그 원인의 중심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대통령 후보들이 이런 취지를 이해하고 행동하여 다음 세대의 행복까지 아우르는 리더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원을 처음 제안하고 진행한 LAB2050 이원재 대표는 “차기 정부가 ESG 가치를 반영한 참성장지표를 도입하고 활용해야 경제 전환과 국제 흐름에 맞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도 가능할 것”이라며 “참성장지표 기준으로 지난 20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 사회는 양적 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환경 및 사회적 가치에 집중할 때 더욱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공동 주최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GDP 기준상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누리는 삶의 질도 그런가에 대해 의문이 있다”며 “환경과 사회 등 다양한 잣대로 정부 성과를 평가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는 날로 늘어나지만 GDP가 반영하지 못한다”며 “시민의 삶을 정확히 포착하고 제대로 된 분배를 이루기 위해 이번 논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도 “참성장·행복지표 도입은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의 첫 발”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사회적 가치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총행복포럼 박진도 이사장은 “성장주의는 기득권의 이데올로기”라며 “성장만으론 핵심 과제로 부상한 불평등과 기후위기, 지역위기 극복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손종칠 LAB2050 연구위원(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은 참성장지표의 분석 틀과 구성, 측정의 결과를 소개했다. 우리나라가 성숙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참성장지표와 같이 사회환경적 가치를 반영한 지표를 정부 정책 성과 평가와 예산 수립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광역시도 차원의 참성장 지표 구축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각 영역별 기초 통계 기반 확대와 측정 체계 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현재 사회환경적 가치를 담은 국내 지표는 조사 주기, 규모 등에서 많은 한계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가사 돌봄 노동 시간의 양과 불평등, 자원봉사시간과 여가 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는 5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예정대로라면 2024년에 다음 조사가 진행돼 코로나19 기간 국민의 시간 사용 변화 파악이 어려운 현실이다.

또한 미국, 유럽 주요국들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탄소 배출의 사회적 비용을 측정하는데 비해 국내에선 국가 차원 연구가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발제자인 국민총행복정책연구소의 이재경 연구실장은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 오늘날 정부의 핵심 목표”라며, “지역 행복지표와 행복 이행평가 도입을 통해 국민 행복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지역 정부의 정책 패러다임이 행복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기존에 제시된 국내외 국가 및 지자체의 행복 지표 체계를 비교하며, 행복 조사에 근거해 주민 참여와 민관 협력에 기반한 기본계획 마련과 행복 이행평가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총행복정책연구소는 모든 정책, 사업, 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행복지표 및 행복도 조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의사기반 결정 방식의 이행평가와 수혜 대상이 식별 가능한 정책, 사업에 대해 행복도 조사와 인구통계에 기초해 점수화하는 증거기반 방식의 이행평가 방법을 제시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은 “현재 참성장지표에서 부문 간 가중치 등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가야 한다”면서도, “참성장지표와 같은 GDP의 보완 지표를 바탕으로 정책성과 평가와 예산 수립의 기준을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최바울 통계청 통계개발원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토론에서 “광역시도 차원의 참성장 지표 구축 시범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각 항목에 대한 광역단위의 세분화된 통계 활용이 가능한 지를 먼저 검토하고 부족한 통계 개발 방안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호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토론에서 “코로나19는 발전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계기를 제공했다”며, “경제, 사회, 환경 부문의 상호의존적이고 통합적인 발전이 이뤄질 때 국가가 통합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안승남 경기도 구리시 시장은 이와 관련, 구리시가 실행에 옮긴 ‘시민행복 증진에 관한 조례 및 시행규칙’ 제정과 시민행복 10대 정책 등 현장의 노력을 소개했다.

이날 토론회는 LAB2050, 국민총행복전환포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다. 또한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연세대학교 복지국가연구센터, 지구와사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한마음평화연구재단, 희망제작소가 후원기관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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